- 사랑하는 자여 악한 것을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 (요삼 1:11) -
대부분의 국가나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가치관과 빈부의 차로 사회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어느 누구도 사회 문제가 발생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회문제는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평소에 작은 문제가 누적이 되어 발생되는 것입니다.
사회 문제가 발생되기 전 어느 정도 미연에 예방할 수 있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에 문제를 키우기도 합니다.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려면 모든 구성원의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지도층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지도층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가나 사회가 건강한지를 알려면 그 사회의 지도층을 보면 알수 있습니다.
지도층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비판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지배층의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프랑스 격언입니다. 사회 지도층의 책임의식은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사회에 대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당하게 대접받기 위해서는 명예(노블리스) 만큼 의무(오블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4세기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영국군에게 포위를 당합니다. 칼레는 영국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지만 더이상 원병을 기대할 수 없어 결국 항복을 하게 됩니다. 후에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는 칼레시의 항복 사절단이 파견됩니다. 하지만 점령자는 “모든 시민의 생명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누군가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며 “이 도시의 대표 6명이 목을 매 처형 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칼레시민들은 혼란에 처했고 누가 처형을 당해야 하는지를 논의했습니다. 모두가 머뭇거리는 상황에서 칼레시에서 가장 부자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Eustache de St Pierre)’가 처형을 자청하였고 이어서 시장, 상인, 법률가 등의 귀족들도 처형에 동참합니다. 그 결정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한 번 밖에 없는 목숨을 자발적으로 포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사회에서 많은 혜택을 누렸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그들은 처형을 받기 위해 교수대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임신한 왕비의 간청을 들은 영국 왕 에드워드 3세는 죽음을 자처했던 시민 여섯명의 희생정신에 감복하여 살려주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역사가에 의해 기록되고 높은 신분에 따른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됩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귀족의 역사가 긴 유럽 사회에서 유래되었으며 오늘날 유럽 사회 상류층의 의식과 행동을 지탱해 온 정신적인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더 자세하게는 사회적 지위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 실천해야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합니다. 철강왕 카네기, 석유재벌 록펠러에서부터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갑부 빌 게이츠에 이르기까지 미국 부자들의 자선 기부문화도 이런 전통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우리 나라에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경주 최 부자가 있습니다. 최 부자는 만썩군으로서 300년 동안 부를 일궈왔습니다. 우리의 속담에 부자가 삼대를 못간다는 말이 있듯이 삼대를 지키기 어려운 부를 10대를 걸쳐 지켜 온 것을 놀라지 안을 수 없습니다.
최 부자집을 만석군으로 일으켜 세운 최국선은 검소와 절약을 특히 강조했으며, 인색함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애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현종 1671년 최국선이 살 때 흉년이 들어 굶먹 죽는 사람이 허다했습니다. 최국선은 곡간을 과감하게 헐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장차 굶어 죽을 형편인데 나 혼자 재물을 가지고 무었하겠느냐? 곡간을 열어 굶어 죽는 모든 이에게 죽을 끓여 먹이도록 하라고 했으며 헐벗은 이에게는 옷을 지어 입히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집 안 밖의 굶고 있는 이에게 마당에 큰 솥을 걸고 연일 죽을 끌이도록 했습니다. 최 부자 집의 가훈이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최 부자집의 가훈이 그 때 생긴 것입니다. 300년 동안 경주 최 부자가 존경을 받으며 부를 유지한 것도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종교 개혁자 칼벵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빈부 격차를 허용하는 이유를 부자에게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부자를 구원하기 위함이라고 했습니다.
다시 한번 칼벵의 말을 되새겨 봄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실현되어 성숙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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