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18-07-26 12:57:02 , Hit : 1357 )

뚝배기 / 어제 오늘 내일

뚝배기

어릴 때 어머니가 된장찌개 끓여주시던
투박한 뚝배기에 향수를 느껴
뚝배기를 하나 장만했다
때 벗은 요즘 뚝배기에 두부를 썰어 넣고
사랑으로 양념한 된장찌개를 해먹었다
빗나간 기대
양념도 풍부히 넣고 두부와 고기도 넣었는데
어릴 적 뚝배기 맛이 아니다
이번엔 그 뚝배기에 라면과 스프를 넣고 끓여보니
지금까지 먹어본 어떠한 라면보다 훨씬 맛있고 환상적이었다
어머니의 추억이 담긴 투박한 뚝배기는 엄마표이고
매끈한 요즘 뚝배기는 아내표 뚝배기인가보다

어제 오늘 내일

어제는 오늘의 감사였고 수고였고 그리움을 낳았으며
오늘은 어제의 감사와 내일의 기대에 행복한 수고가 되었으며
내일은 오늘의 기대이고 희망이고 하얀 바람이었다

- 조윤희(시각장애인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