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20-05-06 11:20:23 , Hit : 155
 낚아내지 못한 자를 위한 변명

이런 기준으로 응모한 작품이 총 열편 중 몇 작품이었는지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몇몇 작품이 떠올랐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나처럼 상금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문학에 대한 간절한 열망만으로 신춘문예에 응모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생각하니 나는 한숨이 나왔다. 내가 심사위원이라도 처음 몇 장을 읽고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끝까지 읽지 않고 그냥 던져버릴 것만 같았다. 응모할 소설을 쓸 당시에는 나는 미처 이런 부분을 생각하지 못했다. 응모를 끝내고 심사위원인 감성돔의 입장에서 나를 잡으려는 낚시꾼을 바라보니 평소 안 보이던 이런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낚시에 복병은 이것들 말고도 하나가 더 있었다. 이것은 정말 치명적이었다. 해가 중천에 걸릴 즈음, 내가 선 갯바위 앞에 작은 어선이 한척 다가오더니 나이 지긋해 보이는 한 어부가 내가 선 갯바위 주변으로 수십 개의 통발을 놓기 시작했다. 부표를 묶은 하나의 긴 밧줄에 연결한 수십 개의 통발을 어부는 귀찮은 듯 하나하나 투척했다. 어부는 그 앞 갯바위에서 열심히 낚시를 하고 있는 나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엇을 잡는 통발인지 알 수 없으나 내 앞에서 통발을 놓는 행위는 감성돔을 잡으려는 내 노력에 분명히 반하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생업을 위한 어부의 통발 투척행위를 한가하게 낚시나 하고 있는 내가 무슨 명분으로 제지한단 말인가. 나는 엎친 데 덮친 이 상황이 기가 막혔지만, 달리 도리가 없었다. 통발이 꽤 큰 것으로 보아 내가 잡으려는 감성돔 통발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는 또 한 번 절망했다. 치어들 성화를 극복하지 못해 원하던 감성돔을 못 잡고 있는 터에 지금 어부가 내린 수십 개의 통발이 잔챙이들은 다 빠져 보내고 알토란같은 대물 감성돔만 쏙쏙 잡아내리라 생각하니 나는 심한 무력감을 느꼈다. 이 상황은 또 뭐란 말인가. 나는 응모한 신춘문예 심사 상황에 이를 끼워 맞추려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순간 나는 문단 권력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의심은 있지만,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단어, 그래서 항상 존재하는 단어다. 어느 학교 문예창작과 출신이니, 누구로부터 사사를 받은 제자라니 등의 보이지 않는 그들만의 리그가 문학계에 존재한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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