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nel ( 2023-05-08 17:01:59 , Hit : 52
 당연한 것이 아닌데도

-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너희는 평강을 위하여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너희는 또한 감사하는 자가 되라(골 3:15) -
    
지난 달에 상담을 하려고 시각장애인 인터넷 싸이트 넒은마을에 화면해설소리영화를 매체로 하는 내담자 모집 공지를 올렸는데 그 공지를 읽은 내담자가 에벤엘 선교회 사무실에 전화를 하였습니다. 전화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발음이 분명하지 않아 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상담에 참여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소리는 북한 말투였지만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차마 고향이 어느 곳인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상담하는 날에 약속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승용차를 타고 왔습니다.
우리는 집단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상담에 참여했는지 시각장애인 내담자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날 화면해설소리영화 제목은 리메이크 작품 동감이라는 영화로서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영화를 보고 남긴 후기는 좋은 품평을 받았습니다. 캠퍼스 커플 95학번 복학생 김용과 2021학번 김문희가 햄 무선 통신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는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녀가 태어나기 전 친구 김은성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몹시 실망하게 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다룬 시,공간을 초월한 판타지 영화입니다. 비장애인일 때는 영화를 무심코 보았던 것이 시각장애인이 되어서 배우의 섬세하게 연기하는 장면을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비장애인일 때는 시각의 중요성을 알지 못했습니다. 보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시절에 갑작스러운 시각의 장애로 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습니다.
상담에 참여했던 내담자들이 화면해설영화를 보고 느낀 점과 자신과 연관하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상담에 처음 참여했던 지성춘 자매가 난생처음 영화를 보았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성인이 되어 시각장애를 겪게 되었으며 조선족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한 말투의 목소리로 말했던 것입니다. 엄마 아빠는 영주권 소유자였으며 지 자매는 외국인등록증 소유자였습니다. 지 자매는 안마사 교육을 받으려고 맹학교 입학을 알아보았지만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하지 않아 입학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몹시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검정고시 시험 과목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조선족이었지만 한국에서 교과 공부를 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서 분당에 있는 카페에서 지인의 소개를 받아 대학원 학생에게 무료로 과외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왔던 대전 맹학교 문성준 교장 선생님에게 전화를 하여 지 자매가 시각장애인으로서 외국인등록증 소유자며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을 했다는데 혹시 대전 맹학교에 입학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문 교장 선생님은 과거에 비슷한 경우가 있어 조선족 학생이 입학한 적이 있다고 하면서 입학담당 선생님에게 알아보고 나서 전화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입학담당 선생님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그는 외국인도 입학이 가능하다고 하면서 학교에 입학하려면 외국인등록증과 중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증명서에 중국대사관에서 공증을 받아 대전맹학교에 제출하면 내년에 입학이 가능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나는 지성춘 자매의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입학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엄마는 예전에도 입학을 알아보았지만 가능하지 않다는 말을 듣고 포기했다고 하면서 입학이 가능한지를 재차 물어보았습니다. 나는 대전맹학교 입학담당 선생님의 확답을 받아 말씀을 드린다고 했으며 입학과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는 대로 나에게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나서 지성춘 자매는 다음에 오겠다고 인사를 하고 갔었는데 잠시 후 돌아왔습니다. 나는 왜 다시 왔느냐고 했더니 시각장애인이동차량 콜센터에 전화하여 사당동에서 난곡동으로 이동하겠다고 했는데 자신이 발음이 분명하지 않아 시각장애인이동차량 콜센터에서는 당산동으로 알아듣고 차량을 배치하는 바람에 콜센터 예약이 취소되어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지 자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고 콜센터에 전화하여 시각장애인 차량을 배치받아 승용차를 타고 지성춘 자매와 합승하여 그녀가 살고 있는 난곡동을 경유하여 그녀의 집 앞에 하차시키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잠시 후 지성춘 자매에게 친절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내왔던 것입니다. 그녀는 낯선 한국에서 시각장애인으로서 적응하는 것이 녹록지 않을 텐데 주워진 환경에 감사하는 마음을 같고 사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감사할 조건을 찾는다면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도 감사에 인색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때로 자기가 가진 것을 당연시 여기고 소중함은 잊은 채 남의 것을 한없이 부러워할 때가 있습니다.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것은 부러워하는 요소를 제외하고 어느 정도 충족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갖고 누리고 있는 것을 당연한 것이 아닌데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전명훈목사(에벤엘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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