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모와 같이 자녀교육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짧은 기간에 경제적 도약을 일으킨 것도 교육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모지였던 우리나라가 IT 분야가 세계 6위를 차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어머니들의 치마 바람과 입시문제는 교육에 대한 관심에서 비쳐진 것이지만 개선할 여지는 있습니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국가나 가정이나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가야할 자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킬까?’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유학을 보내기도 하고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습니다.
자녀교육은 어떻게 교육을 시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을 방해하는 요소는 무엇인가를 자세히 찾고 방해요소를 개선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에 이르는 동안 질병에 걸리면 치료해주면 건강이 회복되어 성장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가족은 세 식구가 살고 있습니다. 예은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도 글씨체가 얼마나 악필이었으면 아내는 예은이의 일기장을 찢어 버렸습니다. 물론 아내는 글씨를 좀 잘 쓰라고 수 십 번 잔소리를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것도 유전인지 내가 실명하기 전까지도 나의 글씨체는 나만 알아 볼 수 있었으며 혹시 다른 사람이 내가 쓴 공책을 보면 해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물론 내가 학창시절에 악필이었다는 걸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예은이는 자기 글씨체는 아빠의 유전인자를 닮았다고 하여 아마도 개선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예은이가 나의 글씨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은 내가 실명하고 나서 점자만을 써왔기 때문에 나의 글씨체가 책잡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나 역시 잔소리한다고 개선 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문득 중학교 때 영어 알파벳 글씨를 배우기 위해 펜글씨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은이와 함께 인헌 초등학교 후문에 있는 문방구에 가서 펜글씨 노트와 펜 그리고 잉크를 샀습니다. 5학년 겨울 방학 동안에 하루에 한 페이지씩 육 개월 동안 펜글씨를 쓰게 했더니 아내는 예은이의 글씨체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라고 해서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어린 시절에 어떤 재능교육을 시켜야 할지 모르고 주변 사항에 따라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능과 관계없이 피아노와 미술은 필수적으로 가르칩니다. 자녀의 재능을 알려면 다양한 재능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녀들이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예은이의 재능이 어떠한지 알기 위해 피아노를 가르쳤습니다. 2년 동안 체르니 100번까지 레슨을 받았지만 더 이상 피아노를 배우기를 원치 않았습니다.
얼마 동안 포기하지 말라고 설득하였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미술에도 관심이 없어 부모를 닮아 예술에는 재능이 없는 줄 알고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6학년쯤 아내와 예은이가 집으로 걸어오는데 플롯 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아내는 학창시절에 플롯을 배우고 싶었으나 형편이 안 되어 레슨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혹시나 하고 플롯 스튜디오에 들어갔더니 선생님은 예은이가 배우는 줄 알았는데, 선생님은 아내가 배우겠다는 말에 뜻밖 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름동안 생각한 끝에 레슨을 6개월 간 받았습니다. 어깨 넘어 엄마가 플롯을 배우고 있는 것을 보고 예은이는 음악에 관심을 다시 갖게 됐습니다. 선생님에게 예은이가 배우겠다고 하니 그 선생님은 생각지 않게 무료로 레슨을 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대학원에서 플룻을 전공하고 있었으며 온누리 교회를 출석하는 크리스천이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는 그 교회에 출석하는 정신지체 장애인에게도 무료로 레슨을 해주었습니다. 예은이가 플롯 레슨을 1년 동안 받고 있는데 그 선생님이 예은이에게 플롯에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자 플롯 연습에 열심입니다. 만일 예은이에게 플롯을 배울 기회를 주지 않았으면 예은이는 예술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교육의 결과를 성취시키려면 자녀교육에 방해되는 것들을 찾아 제거하고 본인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전명훈 목사 (한국 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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