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깨었지만, 모자라는 잠 때문에 졸린 눈을 비비며 무거운 몸을 일으키기가 무척 힘들었다. 간단한 세면과 식사를 마친 우리는 백두산으로 가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탔다. 이곳에서도 5시간 정도를 더 가야 백두산 천지에 향하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다시 길고 지루한 버스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비포장 도로를 얼마간 달렸을까? 우리를 태운 버스가 진흙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우리를 태운차가 진흙 구덩이에 빠지자 우리 일행을 태운 차들도 우리차를 빼내느라 애를 많이 썼다. 우리는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더 서 있으면 햇볕이 따가워서 서 있을 수가 없으니 차가 빠져 나올 때까지 걸어야 한다고 해서 우리는 계속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차는 언제 빠져 나올지 알 수가 없었다.
차가 빠져 나왔을 때는 벌써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우리는 고려인이 운영한다는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차를 타고 백두산행 길에 올랐다. 얼마나 갔을까? 우리를 태운 버스가 더 이상 갈 수 없다고 한다.
우리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셔틀 버스로 갈아타고 백두산 가까운 곳까지 이동한 후 다시 작은 버스로 갈아타고 장백폭포까지 이동하였다.
장백폭포 근처에는 장백산 온천과 관광객들을 위해 여러 가지 물품을 팔고 있었다. 우리는 길에서 많은 시간을 써버렸음으로 바삐 백두산행을 재촉했다. 백두산 천지로 가는 길은 무척 미끄럽고 가파르다. 그 속은 아직도 눈이 쌓여있고 쌓인 눈이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는 경사로에는 오른쪽에는 줄이 매어져 있고 왼쪽에는 난관이 쳐져 있었는데 산을 오르는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고 헛발을 디디며 미끄러지기 일쑤이고 거기에다 두려움마저 느끼고 있어서 그런지 많이 힘겨웠다.
나는 저를 돕고 있던 분들에게 더 이상 가지 못하겠다고 하자 그들의 실망감
은 대단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들을 지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내 주위 를 통제하면서 내가 끝까지 오를 수 있도록 격려하며 애를 많이 썼다.
내가 줄을 잡고 다시 한발 한발 올라서자 더욱 나를 격려하면 힘을 북돋아 주었고 나는 그 분들로 인해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눈덮힌 경사로를 다 오르니 이번에는 불규칙적인 계단이 나타났다. 그런 식의 계단이 무려 800개나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올라가고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백두산 천지 끝까지 다 올라 왔을 때 서로를 위해 축하하며 감사했다.
내가 올라간 시간에는 먼저 올라간 일행들이 막 기도회를 끝내고 내려가려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를 뒤따라 올라온 일행들도 있었다.
눈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기도하는 사람들, 감격에 찬 음성으로 부르는 사람들, 사진을 찍느라 바븐 사람들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그곳에서 어떠한 애국 행위나 종교행위를 할 수도 없다고 한다.
그것이 공안원들에게 적발되면 일단 잡혀간다고... 하지만 우리가 올라간 시간이 너무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공안원들이 퇴근하고 없었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계속 ~~~)
김 정 호 (전도사, 시각장애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