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여기 저기서 축하의 인사를 받고 함께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려오는 길 역시 왔던 길로 되밟아 가야 하기 때문에 그 경사로가 나타났을 때에는 그 두려운 마음이 오를 때보다 더 컸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에 천지에서 내려오는 물을 맛보는 여유를 찾기도 했다. 물은 참 시원하고 달았다. 백두산 천지에서 내려와 장백폭포 근처에 잇는 온천에서 추운 몸을 녹이며 간단히 샤워를 마친 후 다시 통화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우리가 내려온 시간은 이미 저녁 8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오던 길로 다시 되 돌아가고 있던 우리에게 또 한 차례의 난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앞서가던 합판을 실은 트럭 한대가 우리가 빠졌던 그 진흙 구덩이 속에 빠진 것이었다. 트럭 운전기사와 실갱이를 하는 동안에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한참 만에 우리가 합판 값을 물어 주기로 하고 합판을 깔고 우리 차 다섯 대가 모두 그 진흙 구덩이에 빠지지 않고 무사히 지나갈 수 있었으나, 얼마 못 가 이번에는 통나무를 실은 트럭 한대가 빠져 절대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 트럭 운전기사의 마음이 움직일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조금만 지체하면 배를 타지 못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까지 이르자 우리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우리 일행들이 차가 빠져 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하였을 때 듣지 않던 그 트럭 운전기사도 우리의 끈질긴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다.
우리 일행둘 중 일부가 나가 차가 빠져 나올 수 있게 한 후에야 우리도 출발할 수 있었다. 우리는 차 안에서 꼬박 밤을 새우고 또 단동섬 부두에 도착할 때 가지 20시간이 넘는 시간을 차안에서 보냈고, 그날의 일정들은 모두 취소되고 말았다. 우리가 통화가 아닌 단동섬 부두에 도착한 시간은 배가 출항하고도 남는시간이었으나, 가이드들과 여행사의 노력으로 배를 두시간이나 지연시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이번 백두산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격려 였다. 버스가 진흙 구덩이에 빠졌을 때 서로 격려하며 일을 했고 내가 백두산 천지를 오를 때 많은 격려와 응원이 있었다.
이제 내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포기하고만 싶을 때 나를 격려하시고 내 걸음을 재촉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더 나아가 백두산을 오를 때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았던 동기들을 생각할 것이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며 이번 여행이 순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문광옥 전도사님, 나를 등에 업고 얼음 덥힌 징검다리를 위태위태하게 건너 주시던 김학범 전도사님, 내가 산에 오르기를 포기하려할 때 끝까지 남아 힘을 주신 신학과 3학년 전도사님 두 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 여행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김 정 호 (전도사, 시각장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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