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보내신 소중한 선물
2004년, 12월23일 오후 1시경, 휴대 전화의 벨이 울렸다.
대학원 졸업을 앞둔 선배 전도사님의 전화였다. 7개월 남짓 준비해 오던 대학원 1차 시험이 끝이 나고 편안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며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을 때 였다. 그 분의 전화 내용은 합격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본래 합격자 발표는 27일로 예정 되어있었는데 합격 축하 전화를 받은 것이다.
"이상하다 발표가 나려면 4일이나 더 있어야 하는..."
그렇게 생각하던 나는 그분에게 감사를 표하고 전화를 끊고 난 뒤 직접 컴퓨터의 좌판을 두드려 보기로 했다. 나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컴퓨터의 소리를 들으며 조심스레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고 내가 지원한 장로회 신학대학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안내에 따라 주민등록 번호와 수험번호를 눌러 합격자 명단을 확인했다.
"30005번 김정호님, 장로회 신학대학 목회연구 과정에 합격하셨습니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그때 나는 에벤엘 미션 홈에서 생활하고 있었고, 2층 침대위에 컴퓨터를 놓고 사용하고 있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나오는 합격자 발표 메시지를 확인한 순간 너무 기쁘고 놀란 나머지 하마터면 침대위에서 떨어질 뻔 했다. 나는 컴퓨터를 통해 제차 나의 합격을 확인한 후 흥분된 마음을 기라 앉히고 감사의 기도를 드렸고 동시에 감사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예수를 믿는다면서, 신학교에 다닌다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안겨주고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어 고통스러운 생활을 하면서도 그 하나하나의 행동이 죄인 것을 알면서도 회개 하지 않은 채 살아온 시간들이었기에 신학대학원에 지원한다는 나의 말은 배꼽을 쥐고 웃을 일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날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지쳐버린 나에게 여전히 나의 환경을 비관하며 하나님을 원망하던 나에게 말씀으로 찬양으로 다가오시며 기도하게 하심으로 나를 만나러 오셨다.
"아들아! 기다렸다" 하시며 위로해 주시던 주님! 나는 어떤 어려움에도 주님께 헌신하기로 주님 앞에서 결단하고 신학 대학원시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많은 기도의 동역자들의 기도도 있었지만 아픈 조롱의 소리들도 끊임없이 들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나도 인내하는 법을 조금 아니, 아주 조금은 배운것 같다.
이제 나도 장신대 학생이 된 것이다.
입학식이 있던 날, 나에게는 사랑하는 많은 친구 동역자들이 생겼고, 학교에서는 그들과 함께 학습의 모든 일들을 의논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그러나, 그들과 생활한지도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때로는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눈물을 글썽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야구장에서 서로의 팀을 응원하며, 프로야구를 관람하고 웃으며 사진을 찍던 일들, 나는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나를 사랑해주고 학업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힘닿는데 까지 도움을 준 친구들에게 (내가 신학대학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하며, 권면하며, 힘을 주셨던 윤형식전도사님, 신학대학원 준비를 위해 공부를 도와주고 합격을 위해 세심하게 살펴준 김현임 전도사님, 리포트를 쓸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주는 최만석, 진수현, 문광옥, 박정원 전도사님, 건청인이면서 항상 나를 걱정해 주시던 선배이신 조은숙 전도사님, 누나인 김한나 전도사님과 양길숙 전도사님 내외분 모두 모두에게 감사하며 그들을 위해기도를 드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후배들의 시험보는 것을 지켜보던 나는 내가 시험 보던 그때를 생각나게 한다. 후배들이 시험을 보는날, 어떤 기분일까.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장애인들은 몇 명이나 시험을 볼까. 나는 장애인 쉼터에 앉아 리포트를 쓰며 조용히 기도한다.
"주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시험을 봅니다. 우리 장애인 수험생들에게 귀한 동역자들을 만나게 하시고 더 나아가 주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귀한 선물임을 알게 하소서"
끝으로 아낌없는 사랑으로 돌봐 주시며 10여년 동안 기도와 격려와 물질로 이끌어주신 에벤엘 선교회 전명훈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모든 지체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립니다.
김정호 (전도사, 시각장애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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