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에 여전히 사회복지적 문제들이 존재하는 한, 전도와 선교적 사명과 함께, 교회는 지역사회의 사회복지적 문제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요청 받는다.
새해 개신교계 가장 큰 숙제는 ‘안티 기독교 극복’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성장 정체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데, 지난해 아프간 피랍사건 이후 사회 일각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반기독교 정서는 기독교계를 안팎으로 어렵게 하고 있다. 반기독교 정서에 직면한 기독교계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결국 교회가 윤리성을 회복하고, 사회에 대한 봉사를 확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2005년 교회성장연구소에서 ‘한국 교회 불신자 전도 전략’에 대한 연구의 일환으로 발간된 연구 보고서는 ‘불신자들이 호감 가는 교회의 가장 근본적인 형태는 추상적인 종교가 아니라, 불신자들이 당면한 현실 문제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필요를 채우려고 노력하는 교회라고 결론’지었다. 사실, 교회는 선교 초기부터 한국 불신자들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필요들을 채우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선교 초기, 식민지 시대, 건국 초기, 6.25전쟁, 그리고 1980년대까지 ‘전문 사회복지분야’와 ‘대 사회봉사’의 주도적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80년대를 지나면서 타 종교들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종교 역할이란 ‘일반사회가 인정할 만한 수준의 사회봉사 역할 담당’이라는 인식을 가지면서, 매우 역동적으로 전문 사회복지분야 참여와 사회봉사 역할 확대를 시도해 왔다. 그런데 기독교계의 전문 사회복지 주도 역할과 사회봉사 부분에서의 역할이 점차 축소되어 온 것이 현재의 우려스런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교회 성장 정체의 이면에 교회의 사회봉사 역할의 축소와 천주교와 불교의 상대적 역할 확대가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07년 8월 7일자 부산일보는 ‘종교별 영향력에 관한 조사’에서 천주교 와 불교가 시민사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것으로 제시되고 있어, 교회의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및 역량 제고에 대한 반성과 향후 주도적 역할을 하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회는 복음 전파에 최우선하고, 교회는 복음 전파의 전초기지로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지역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여 복음으로 변화된 삶을 통해 그 빛을 선전하여 불신자들로 하여금 복음을 소망하도록 돕는 것도 매우 강조되어야 할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변화는 이웃을 향한 사랑(마 22:39; 막 12:31; 눅 10:27; 롬 13:9)으로 나타나며, 현대 사회에서 이웃을 위한 사랑의 실천은 지역사회의 복지 욕구와 문제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교회의 전문적 사회복지 실천과 사회봉사 참여로 나타날 수 있다.
초대 교회의 사회봉사
초대 교회 당시에 사회는 신분, 계급, 빈부의 차가 극심했으나, 초대 교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그리고 귀한 자와 천한 자의 벽을 뛰어넘어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자들은 동일한 하나님의 권속, 하나님의 형제와 자매로 칭하였다(롬 10:12; 갈 3:28; 골 3:11; 고전 1:24; 고전 12:13). 당시에 불가능했던 신분의 귀천을 넘어 사랑의 실천을 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가진 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자신의 소유로 주장하지 않고, 오히려 그 기부된 재산을 필요에 따라 나누어 주는 최초의 무조건적 상호부조 사회복지 조직을 만들어냈다(행 4:32~35). 나아가, 초대 교회의 복지적 실천은 구제의 필요가 더해짐에 따라 구제를 담당하는 전문인들을 세워 그들의 필요를 채우도록 하였다.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형편을 살펴 구제를 담당하기에 (믿음과 성령이 충만하여) 적당하다는 공적인 인정을 받았고, 실제 활동에서도 의료적 문제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을 치유하는 일과 구제하는 일에 애쓴 것으로 드러나며, 복음 전하는 일에도 함께 전념하였다. 또한, 초대 교회는 복음을 전하고, 유대지역 밖 해외에 선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대지역과 해외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동일한 관심을 보이고, 그들의 재정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기금 조성을 하고 적절한 분배를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앙생활에서도 구제하는 것을 기독교인의 매우 중요한 실천 덕목으로 이해(롬 12:8; 엡 4:28; 딤전 5:10)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과 전달에 문제의 소지가 없도록 하였다(고전 16:1~3; 고후 8:12; 9:1~15).
~~~계속
(기독교사회봉사의 필요성과 의의)
-손병덕(총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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