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렘 33:3) -
사당동에서 목회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ㅈ 목사님이 있습니다. ㅈ 목사님은 충청도 사투리를 쓰면서도 성격은 급하지만 열악한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목회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그 목사님을 1986년에 ㅅ 맹인교회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필자는 중도에 실명하여 대학에 다니고 있었으며, ㅈ 목사님 역시 포도막염으로 중도에 실명하여 안요한 목사님이 시무하고 있었던 ㅅ 맹인교회로 온 것입니다.
ㅈ 목사님은 실명한지 얼마 안돼서 재활교육을 받기 위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던 것입니다. 실명으로 큰 좌절을 겪고 나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난 기쁨이 얼마나 큰지 목회자의 소명을 갖고 있었습니다. 눈을 뜨기 위해 기도원에서 금식하며 오랫동안 기도하다가 하나님께 목회자의 삶을 살겠다고 선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도 하나님께 선언을 하면 다 되는 줄 알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시각장애인으로서 재활교육을 받아야 하는지, 어떻게 목회자가 되는지를 알고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ㅅ 맹인교회에서 전도사님으로 있었던 이필섭 전도사님이 앞으로 시각장애인으로서 재활교육을 받는 것과 목회자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ㅈ 목사님에게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 후 ㅈ 목사님은 잠실에 있는 시각장애인 재활교육기관에서 3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점자를 배웠으며, 보행교육을 받았습니다. 물론 중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중도 실명한 사람들이 흔히 한글 점자를 배우면서 좌절하는 것은 점자 역시 일반글씨와 같은 모양으로 생각하여 쉽게 배울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하지만 실상 점자를 배우면 일반 문자와 전혀 다른 형태의 문자임을 곧 알게 됩니다. 점자를 손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음을 알게 되어 포기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흰 지팡이를 사용하여 보행을 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눈을 감고 길을 걸으면 마치 전보대가 다가오는 것처럼 여길 때가 있어 한 걸음도 내딛기 어렵습니다. ㅈ 목사님은 기초재활교육을 받고 나서 신학교에 가려고 기도했습니다.
ㅈ 목사님은 초등학교만 졸업했기 때문에 신학교를 다닐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입학 검정고시 공부를 뒤늦게 시작했습니다. 물론 공부한지도 오래되었고 녹음기에 의존하여 공부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대학입학 검정고시까지 공부하고 나서 신학교에 입학했던 것입니다. 필자가 보기에도 믿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믿음이 얼마나 놀라운 일을 성취 시키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4월초 ㅈ 목사님이 사모님과 함께 시집을 가지고 녹음을 부탁하려고 에벤엘 선교회를 방문하게 된 경의를 말해주었습니다. 소중히 소장하고 있었던 시집을 읽을 수 없어 녹음을 부탁하려고 회현동에 있는 ㅎ 시각장애인선교회에 갔었는데 몹시 냉담한 반응을 보여 마음이 상해 집으로 돌아 왔다고 합니다. 그러다 필자가 가까이에 있는 것이 생각났고 필자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방문했다는 것입니다.
그 시집은 ㅈ 목사님이 오래 전에 알고 지냈던 집사님이 지은 시여서 듣고 싶어 녹음을 부탁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득 함께 오신 사모님의 건강에 대해 안부를 물었습니다.
그 사모님은 3년 전에 뇌경색으로 강남터미널에 있는 대학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모님은 평소에 혈압으로 고생을 하셨다고 합니다. ㅈ 목사님이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건강 검진을 받으라고 하면서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지만 사모님은 병원에 가는 것이 무서워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머리가 어지럽고 소화도 안 되어 참지 못하고 가까운 의원에 갔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감기 증세 같다고 약을 처방해주었으나, 약을 먹어도 진전이 없었다고 합니다. 의사는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면서 진료 의뢰서를 발급해 주었다고 했습니다.
가까운 2차 병원에 갔는데 마침 병원 사정으로 휴무를 했던 것입니다. 마지못해 대학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했는데 의사는 조금만 늦어도 뇌혈관이 막혀 터질 뻔했다는 것입니다. 급히 수술해야 하니, 속히 입원을 하라고 했습니다.
사모님이 수술실로 가기 전에 ㅈ 목사님은 다급한 나머지 큰 소리로 병실에서 간절히 기도를 했다는 것입니다. 병실에 있던 친형님이 조용히 하라고 했지만 ㅈ 목사님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말을 듣지 않고 계속해서 기도를 했습니다. 병원에서도 조용히 하라고 했지만 형은 “제 동생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사모님은 수술실로 들어갔으며, 8시간 동안 대 수술을 했던 것입니다.
수술하는 시간동안에도 ㅈ 목사님은 쉬지 않고 기도를 했습니다. 긴 시간이 지나자 수술은 끝났고 사모님은 병실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습니다. ㅈ 목사님의 형은“ 내가 수술비를 낼 테니 걱정 말라”고 했답니다. 그러나 수술비가 6백만원이 나왔다고 말하니 형은 말문이 막혔습니다. 그 형은 생활 형편이 넉넉지 않아 그렇게 많은 수술비를 도와줄 형편이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생겼습니다. ㅈ 목사님이 평소에 잘 알고 지냈던 신학교 동기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수술비를 마련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ㅈ 목사님의 형편을 얼마나 잘 아시는지 수술비 전액을 지인을 통해 응답하셨습니다. 그것도 정확히 6백 2만원이었습니다. 6백만원은 수술비였으며 2만원은 아마도 택시비였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ㅈ 목사님의 기도를 정확하게 응답을 하셨습니다.
때로는 두려움과 걱정이 우리에게 엄습해도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인간은 항상 흔들립니다. 그때마다 기도 하십시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놀라운 기도의 응답”을 주십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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