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
게르하르트 울혼(G. Uhlhorn)은 “디아코니”를 구약성서보다 신약성서가 우월성을 가지는 비교급적인 “디아코니”개념을 말한다. 즉, 그는 “디아코니”를 기독교이전시대와 기독교이외의 도움활동과 대조를 이루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활동을 강조하면서 “디아코니”는 자체 속에 보다 더 깊은 동기들과 더 순수한 정서들을 지니며, 또한 “새로운 질의 활동”으로써 보다 더 나은 도움활동으로 정의한다. 그는 “디아코니”를 구제를 통한 공적을 강조하는 율법주의와 개인 혹은 교회의 이름을 내세우려는 인본주의적인 활동을 배제하는 질적으로 새로운 그리스도의 사랑에 기초하는 도움활동으로 보았다.
파울 필리피(P. Philippi)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새 언약의 “그리스도중심의 디아코니”에 대해서 말한다. 필리피는 “디아코니”란 교회공동체 안에서 신앙인들이 예배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분깃으로서 받은 것 즉, 영적인 것과 세상적인 물질을 서로 함께 나누며 끊임없이 형제자매사랑의 봉사의 삶으로 새롭게 변화되는 것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디아코니”는 예배의 제단을 근거로 해야만 하며,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뿌리를 내려야만 한다. 필리피의 “그리스도중심의 디아코니”는 “기독론적인 척도”와 “가치의 전환”을 통해서 교회공동체는 본질적으로 변화되며, 공동체적으로 서로 책임 있는 삶을 사는 공동체로서 이러한 능력이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데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하인츠 디트리히 벤틀란트(H.-D. Wendland)의 디아코니아개념은 예수그리스도가 이 땅에 보내심을 받은 것을 총집약하는 “봉사하는 것, 섬기는 것”(διακονε?ν)에 기초하는 기독론 가운데 놓여있다. 즉, 그는 “봉사자이신 그리스도”(Christos Diakonos)와 “종으로서 그리스도”(Christos Doulos)란 칭호를 온 세상과 우주전체의 왕이시고 하나님이시며, 미래의 심판자이고 구원자인 그리스도가 섬기는 자로서 그리고 종으로서 패러독스적인 존재로 규정한다. 그래서 벤틀란트는 “디아코니”를 그리스도가 우주전체를 섬기시는 것에 기초해서 세상전체를 섬기는 사회적인 디아코니아로 확장시켰다. 그는 “사회적 디아코니”를 죄로 인해 타락되고 왜곡되어진 인간의 존재가 현대사회 속에서 사회기구들과 얽혀있으며, 인간을 노예화시키는 세속사회적인 세력들로부터 자유하게 해주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므로 그는 교회가 사회와 국가에 대한 특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교회의 봉사는 교회자체를 넘어서 사회로 확장되는 “교회와 세상사이”의 관계를 가지는 “사회적 디아코니”를 말하였다.
울리히 바흐(U. Bach)는 “디아코니”개념을 하나님께서 자신을 비우시고 인간이 되셨으며 인간생명구원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십자가 신학의 관점에서 조명시킨다. 그는 “디아코니”를 그리스도의 몸을 지향하는 하나의 “학습과정”(Lernprozeß)로 본다. 즉, “디아코니”는 인간을 위해 십자가에까지 목숨을 내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신앙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자매들 가운데서 경험하는 연대성의 디아코니아이다. 파트너로서 인간들 사이에 나타나는 돌봄은 도움을 주는 자와 받는 자 사이의 연대성이며, 이러한 인간의 연대성은 인간의 삶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훈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흐는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는 서로 차이를 지니는 지체들의 디아코니아 연대성을 “~을 위하여(fur)”의 구조에서부터 “~와 함께(mit)”하는 구조로 전환시킨다. 결과적으로 바흐는 “디아코니 개념”을 각자가 서로 함께 도우며 서로를 수용하며 서로 함께 배우며 훈련하는 하나의 학습과정으로 정의하였다.
2) 기독교사회봉사를 위한 고유한 기준들
사회에 봉사하는 교회는 신앙인들이 복음을 듣고서 세상 속에서 이웃에 대한 돌봄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같은 교회의 사회봉사활동은 일반적으로 개인적인 돌봄과 기관이나 시설을 통한 돌봄을 제공하며 그리고 지역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정보를 규칙적으로 연속적으로 제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돌보기 위하여 의견을 수렴해서 정책적으로 결정하여 입법제정에로까지 견인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앞서서 신앙인들은 먼저, 사회적인 약자를 돌봄에 있어서 최악의 위기까지 기다려서 개입하거나 사회적인 위기가 발생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들을 미리 내다보고 문제사안과 관련하여 그 고유한 기준을 유지하면서 예방적인 문제해결을 하도록 동기유발을 해야 하는 점이다. 이러한 것을 찾아내고 적용시키는 관점은 어린이에게도 청소년에게도 장애인에게도 노인에게도 그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에 봉사하는 교회가 물어야만 하는 것은 우리는 과연 어떻게 이러한 일들을 해가야 하느냐이다. 이는 바로 교회의 사회봉사에 대한 기준과 척도를 필요로 하는 것이며 이에 대하여 우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가 있겠다.
첫째, 그리스도 중심의 사회봉사이다. 예수께서 이 땅위에 가져온 하나님나라의 통치권은 자신을 낮추시고 섬기고 돌보는 봉사이다. 주님이신 예수께서는 자신을 섬기는 자로서 규정하시고 그의 하나님나라 사역 속에서 고통당하는 자들을 치유하고 돌보는 봉사자로서 사셨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봉사활동은 그리스도중심적인 자기비움 활동이어야 한다.
높은 자리를 스스로 비우시고 종으로서 섬기는 자가 되신 예수그리스도는 현대사회가 힘의 논리에 의한 지배욕구로 치달아 가는 상황 속에서, 섬김에 대한 부정적인 가치관을 전환시키는 사회변화의 대안적인 능력이기도 한 것이다. 즉, 현대 인류가 추구하는 이념적인 가치로써 자유와는 달리 예수가 가져온 하나님 나라에서 근본가치는 역설적이게도 종으로서 순종하는 섬김과 봉사인 것이다. 그래서 신앙인은 자신을 비우는 섬김과 봉사를 통해서만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루터에 의하면 신앙인의 자유에 의한 사회봉사활동은 자아실현을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미 실현되어진 인격체로서 기쁨을 가지고 자유롭게 이웃을 돕는 봉사인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사랑으로부터 나오는 활동으로써 기독교사회봉사는 힘이 지배하는 현대사회구조 속에서 고통당하는 약자들을 치유해주시는 하나님나라의 기준을 가지는 것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나라는 이 세상에서 사회적인 약자들과 함께 하시는 예수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 기준 속에서 교회의 봉사활동은 먼저, 사회적으로 소외와 멸시당하는 약자들이 치유 받아야하는 교회공동체 속에 뿌리를 두는 것으로써 약자들을 비인간화하는 사회적인 구조들에 맞서서 이들을 위한 사회적인 옹호만으로는 불충분한다. 오히려 약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강자들의 변호라기보다는 그들과 사랑으로 형제자매 그리고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사회봉사사역은 하나님나라 기준을 가지는 그리스도 중심적인 교회공동체적인 형제자매사랑의 돌봄이어야만 하며, 이는 사회사업과 서로 동화되어서도 안 되며 국가로부터 위탁된 세속화된 전문적인 사회복지실천으로써 오해되어서도 안 된다.
~~계속
- 김 옥 순 교수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