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공경하는 자이니라(잠 13:31)-
2011년 가장 주목할 만한 정치권의 이슈는 복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과거 어느 정권에서도 이렇게 까지 복지가 정치의 주된 이슈가 된 적은 없었습니다.
이처럼 복지의 중요성이 대두된 것은 경제 성장으로 인한 양극화의 심화로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하여 여당은 선별적 복지를 야당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복지 전문가들은 빈곤층 등 특정 계층에만 혜택을 주는 선별적 복지로는 빈곤층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별적 복지에서는 수급자가 되면 복지의 함정으로 수혜자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적 복지를 실시하게 되면 중산층을 포함해 누구나 사고 질병 등으로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복지라는 사회안전망을 통해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복지제도에 확대에 앞서 고려해야 될 것은 국가재정의 건전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복지 정책이라도 국가재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복지정책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사회복지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에 진학할 때 필자의 고등학교 동기가 사회복지과에 지원하면서 사회복지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만 해도 사회복지과는 생소한 학과였습니다. 1981년 대학 재학 중 갑작스럽게 실명하여 휴학하고 있을 때 국군통합병원에서 징병검사를 받고 있었는데 징병검사를 함께 받았던 숭실대 사회복지과에 재학 중 이었던 최동익(현 실로암 복지관 관장)을 만나면서 사회복지는 낯선 학과가 아니라 장애인과는 밀접한 학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필자에게 시각장애가 있으면 일반 문자를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점자를 꼭 배워야 한다면서 필자의 왼쪽 검지손가락을 만졌는데 다행히 검지손가락이 부드럽기 때문에 점자를 잘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때는 시각장애인이 재활교육을 받으려면 시각장애인 복지관이 상일동에 한 곳 밖에 없었습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집에서 상일동까지 가려면 교통편이 불편하기 때문에 점자교육을 받으려고 잠실에 있는 UWM (연합세계선교회)에 갔습니다. 지금은 없지만 UWM은 미국에서 설립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교단체였습니다. 그곳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교육, 보행교육, 점자책출판, 결연사업 등을 하고 있었습니다. 점자교육을 받으면서 알게 된 것은 대부분의 점자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실명이전에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었다는 사실입니다. 실명은 필자에게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당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UWM은 우리나라정부조차도 소홀히 했던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의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선교단체의 재정은 미국에 살고 있는 크리스천들과 일반 시민들이 후원하여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UWM에서는 결연사업으로 미국인 후원자와 한국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학생을 맺어주어 후원을 받게 하였습니다. 시각장애인 학생에게는 후원금은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은 우리나라 보다 훨씬 잘 사는 국가이기 때문에 아마도 잘 사는 미국인이 시각장애인 학생에게 후원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1970년대 ㅅ 맹학교에 재학 중이었던 ㄱ 학생은 미국인 후원자로부터 매달 12달러씩 후원금을 받아 학업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ㄱ 학생이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학생을 후원한 후원자는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사람으로, 교도소에서 지불하는 급여로 머나먼 한국에 있는 자신에게 후원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음이 뭉클했다고 합니다.
그 학생은 전혀 생각지 못했던 사람으로부터 후원을 받았던 것입니다. 후원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는 가진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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