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
그래서 기독교 사회봉사를 수행하는 교회는 국가의 법률적이고 행정제도적인 제약을 받는 곳에서는 우선적으로 기독교의 고유한 형제자매사랑의 사회봉사기준을 적용해야만 한다. 여기에 기독교 사회봉사활동이 일반사회사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독교사회봉사는 하나님나라의 통치를 이 땅에 확장시키는 봉사로써 사회를 변화시키는 능력인 것이다.
둘째, 화해사역으로서 사회봉사이다. 우리는 오늘의 기독교 사회봉사활동을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화해의 일로써 이해하여야 한다. 즉, 기독교사회봉사활동은 전인적인 구원활동으로써 인간을 하나님과 화해로 이끄는 구원과 치유의 활동이어야 한다. 십자가에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화해가 인간이 의롭게 되는 길을 열어주었다. 세상과 화해하신 하나님의 봉사는 사랑할 가치가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아니라 우매한 자들을 지혜롭게 만들며 약한 자들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죄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인간을 섬기신 화해의 봉사는 인간이 새로운 생명체가 되도록 목표하며 그 새 인간으로 하여금 창조세계에 새로운 생명이 차고 넘치게 만들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즉, 교회의 사회봉사는 하나님께서 사랑으로 이루신 화해를 고통당하며 죽음의 공포에 떠는 피조물들에게 구체적인 사랑의 실천활동을 통하여 새로운 생명에 대한 희망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화해의 사역으로서 사회봉사는 세상 속에서 지극히 작은 형제들을 영접하여 상함을 입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특히 하나님의 계약 공동체로서 교회가 수행하는 사회봉사활동은 파괴된 인간의 삶속에 고통하는 피조물들을 돌보는 하나님의 계약의 증언인 것이다. 이제 하나님과 화해된 계약의 공동체는 인간들과 피조세계에게 하나님의 성취된 언약을 행동으로 증거 해주며 다양한 인간들이 서로 함께 사는 삶에 기여하도록 해야만 한다. 이와 같은 삶을 위한 기독교 봉사활동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된 하나님의 구원활동에 근거한 신앙을 가지고 하나님나라 가족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셋째, 성만찬적 예전공동체로서 사회봉사이다. 기독교사회봉사는 교회 안에서 함께 모여서 예배하는 공동체가 서로의 나눔과 돌봄을 통한 친밀한 교제공동체를 경험하는 가운데서 이러한 능력이 세상의 일상생활 속에서 봉사의 삶으로 나타나는 살아있는 예배이다. 하나님에 의해서 사랑받고 함께 모여진 신앙인들은 예전적인 삶을 통해서 서로를 돌보며 상호간에 세워주는 자들이다(엡 4:12). 즉, 신앙인들은 그리스도의 분깃으로서 받은 영적인 것과 세상적인 물질을 서로 함께 나누는 형제자매사랑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공동체의 사회봉사는 특히 서로간에 교제의 나눔인 성만찬적 예전공동체를 그 출발점과 중심점으로 삼는 것이어야만 한다.
주님의 만찬은 하나님의 사랑이 그리스도 안에서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인 삶에 대한 예전적인 행동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원시기독교의 만찬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가지고 식탁을 제공하는 것에 있었으며, 이는 성만찬적인 전승이 단순한 예식적인 행위보다 더 많은 것을 포함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초기에는 사도와 집사의 인도 아래서, 후기에는 감독들의 인도 하에서 사람들은 함께 모여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며 복음을 선포하였고, 함께 가지고 온 것들을 서로 나누어 먹었다(행전 2,4,5,6장; 제 1세기 서신들). 이러한 식사 속에서 주님의 만찬이 기념되어졌다. 주님의 만찬을 중심으로 하는 교회의 식사공동체 삶은 교회공동체의 대표자들에 의해서 가난한 자들에게 식사제공과 병든 자들과 감옥에 갇힌 자들을 방문하는 등 사회적인 약자들이 돌봐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울은 성만찬시에 사회적인 약자들이 영접되지 않는다면 하늘만찬의 의미를 빼앗는 것으로 보았다(고전 11:21).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교회의 사회봉사가 예배하는 교회공동체 안에서 고통하는 지체들인 형제자매들이 돌봐지는 성만찬적인 공동체의 삶으로부터 나오는 능력이어야만 한다. 나아가 이러한 삶의 능력이 예배하는 교회공동체를 대표하는 사회봉사형태로서 비로소 세상 속에서 사회적인 약자들이 돌봐지는 기독교복지시설공동체로서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의 다양한 사회봉사에 있어서는 항상 봉사에 대한 예전신학적의미를 포함해야만 하며, 이는 기독교의 사회봉사가 성만찬적인 예배제단을 중심으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독교사회복지기관이나 시설에서는 성만찬적인 예배와 함께 그 의미를 가지는 봉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계속
- 김 옥 순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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