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고전 15:10)-
넷째, 침묵의 말씀증언으로서 사회봉사이다. 교회의 본질로서 봉사는 말씀에 대한 침묵의 증언으로서 행동이며 모든 신앙인들에게 주어진 말씀에 대한 순종의 행동이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확증은 침묵의 사회봉사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기독교사회봉사는 도움을 수단으로 삼아서 클라이언트를 개종시키는 목적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의 돌봄은 예수 그리스도를 신앙하는 것에 기초하는 것이기에 도움을 통하여 무엇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을 통하여 이웃에게로 나아가는 신앙 그자체일 뿐이다(갈 5:6).
이와같이 사회봉사는 복음화를 목적으로 하는 말씀전도와는 달리 사랑을 통해서 침묵으로 말씀이 증언되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목적으로 삼고 수행되는 사회봉사는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으며, 환경이 변화되면 언제든지 중단되기가 쉽다. 그러나 예수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사회봉사는 지속적이며 어떠한 반대급부도 바라지 않는 섬김이다. 그리고 이러한 봉사가 결과적으로는 도움을 찾고 있는 자들을 주님과의 관계 속으로 인도해 줄 수 있다. 이때에 도움을 구하는 자들은 그들이 받는 도움 속에서 그 도움이 증거하고자 하는 구원에 대하여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느끼고 경험할 수가 있게 되며, 마침내는 그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선교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는 것이다.
다섯째, 기독교사회봉사는 그 고유한 기준을 가지는 교회의 직무구조를 가져야한다. 고대교회는 예수제자 공동체로서 보증받는 것을 봉사하는 공동체로서 동일시하였고 그래서 교회의 사도적인 직무와 집사직무를 동등한 직무로서 수립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말씀사역직무와 동등한 집사직무는 교회사적인 전승 속에서 사제직의 비대함과 일방주의에 의해서 그 기능을 점점 잃어갔다. 그래서 교회의 다양한 직무가 사제일방주의로 되어버린 교회의 직제를 개혁하는 것이 종교개혁 가운데 나타난 한 요소이다.
마틴 부쳐와 요한 칼빈은 성서에 기초하는 봉사직무를 찾아서 거슬러 올라갔다. 그래서 그들은 원시기독교공동체에서 사회봉사를 전담하였던 집사직을 회복시키면서 교회개혁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복지개혁을 이끌어 내었던 것이다. 그 이후 19세기에 독일의 비혀른은(J. H. Wichern) 교회가 온전하고 진정한 사회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사도적인 안수집사직의 재건을 통하여 봉사를 수행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런데 교회의 사회봉사직무를 전담하는 안수집사는 급여를 받고 일하였으며, 이렇게 수행되는 사회봉사는 교회공동체 전체와 관련되는 것이다.
그리고 전체 교회공동체와 관련을 갖기 위해서는 안수가 필수적이다. 교회의 사회봉사수행직무에 대한 안수의 신학적인 의미는 교회 에서 하는 활동이 인간의 지식을 가지고 그 능력으로써 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으로서 그로부터 오는 능력을 가지고 일하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사회봉사활동을 위해서 안수받은 자의 임무는 예수에게로부터 나오는 봉사에 대한 신학적인 의미를 가져야하며, 성령이 교회들에게 말씀하시는 방향으로 봉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안수를 받고 사회봉사를 수행하는 종사자들은 단순한 직업인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활동 속에서 숨어계신 하나님을 드러내는 소명을 가지고 일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교회의 사회봉사 전담집사의 안수가 복음과 관계하는 증표이며, 나아가 그것은 교회공동체로부터 인정되어진 봉사활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를 가지는 안수집사직무는 교회로 하여금 사회봉사 임무를 배제하지 않도록 해준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교회의 사회봉사전담 집사직무가 교회지도력으로서 인식되어야 하는 점이다.
그런데 봉사를 위한 안수집사직무는 교회와 목사직무를 섬기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교회의 사회봉사를 전담하는 종사자들을 교회의 공동체성과 항상 연관성을 가지도록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즉, 교회에서 수행하는 사회봉사 시설이나 기관이 교회공동체와는 별개의 기관처럼 인식되는 것을 막아내며, 교회의 봉사활동이 항상 예배하는 교회공동체와 유기적인 연관 속에 놓여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교회는 사회봉사를 전문적으로 맡아서 일했던 기독교사회복지사역할의 안수집사직무를 회복시켜야만 한다. 또한 교단차원을 통하여 기독교사회봉사를 전담하는 인력을 승인하는 자격증제도가 정립되어야만 하는 점이다.
~~~계속
- 김 옥 순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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