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 16:9) -
신학교 동기인 박순환 목사의 소개로 중국에서 선교 사역을 하고 있는 하은혜 선교사를 7년 전에 만났습니다. 그녀는 중국에서 한족과 조선족을 대상으로 선교사역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교회의 파송을 받아 여러 교회의 후원으로 선교를 하고 있지만 하 선교사는 몇몇 지인의 후원과 자비량으로 어렵게 선교를 하고 있어도 선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교단 선교사 못지않습니다.
그녀를 만나면서 선교는 후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명이 더 중요함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중국에서 선교사역을 하기 전에는 국내에서 전도사로 오랜 동안 사역을 했다가 50세쯤부터 중국선교를 위해 뒤늦게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젊은이에게도 벅찬 것이지만 그녀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배웠던 것은 선교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선족의 도움을 받아 통역 문제를 해결하여 선교를 쉽게 할 수도 있었지만 하선교사는 선교를 제대로 하려면 선교지의 언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흔히 나이를 먹게 되면 새로운 일에 대해 두려움과 의욕이 상실되는 경우가 있지만 그녀가 선교에 대해 열심이었던 것은 선교의 사명이 확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60세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게 보였던 것은 “젊은이들을 만나 선교를 하게 되니 자신도 젊어지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만일 국내에 있었다면 은퇴하여 할일 없이 시간을 보냈겠지만 지금은 선교사역을 하고 있으니 하루하루가 너무 즐겁다”고 하였습니다. 그녀가 중국에서 조선족 시각장애인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은 국내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하고 있었을 때 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성도를 만나면서부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때 만났던 시각장애인 성도와 지금도 교제를 나누고 있으며 중국 선교에 기도의 동역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 단지 시각장애인 성도를 섬기려고 했으나 도리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 하선교사는 중국 하얼빈 조선족이 살고 있는 농촌마을을 방문하였는데 그 곳에서 우연히 시각장애인이 살고 있는 것을 알고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시각장애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던 차에 시각장애인 조선족에게도 선교사역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시각장애인 조선족에게 다가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녀가 한국에 돌아와서 조선족 시각장애인들에게 성경을 읽게 하려면 한글점자를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한글점자를 배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를 만나려고 에벤엘 선교회 사무실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한글점자를 가르쳐줄 사람을 소개해달라고 했으며 나는 김정호 전도사를 소개해주었습니다. 김 전도사는 에벤엘선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어 시간을 낼 수 있었으며, 한빛맹학교 초등부에 입학하여 고등부를 졸업했기 때문에 한글점자를 가르치는 데에 적합했습니다. 나는 국내에서 시각장애인 선교를 위해 기도하며 사역을 하고 있었으며 중국 선교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하선교사를 통해 중국 조선족 시각장애인을 품을 수 있도록 선교의 지경을 넓혀주셨습니다.
2006년 8월 11일에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 시각장애인들에게 한글점자를 보급시키려고 김정호(시각장애)전도사와 고경선(지체장애)전도사를 안내자로 중국 심양에 파송하였습니다. 시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이 협력하여 중국에서 선교사역을 했던 것은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인생의 여정에서 때로는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가 있습니다. 인생은 우리가 계획한 대로 살수 없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생의 여정에서 차선의 길일지라도 최선의 길로 인도해주십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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