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직한 자를 악한 길로 유인하는 자는 스스로 자기 함정에 빠져도 성실한 자는 복을 받느니라(잠 28:10) -
우리나라에 오래 전부터 내려온 흥부전의 시작은 형 놀부로부터 쫓겨났던 흥부네 집에 제비 한 쌍이 찾아오면서 전개됩니다. 흥부네 가족은 정이 많아 제비들을 잘 돌보아 주었으며, 새끼 제비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자 새끼 제비를 불쌍히 여겨 정성껏 돌보아 주었습니다. 완쾌된 제비는 박씨 하나를 떨어뜨리고 갔는데 그 박씨는 순식간에 자라고 있었고 흥부는 박씨를 까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었던 흥부네 아이들은 몹시 배고파서 보채었고 그중 한아이가 "아버지! 정 먹을 것이 없으면 박이라도 타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흥부는 그 때 비로소 박씨 생각이 났고 박을 탔더니 쌀이 한가득 나왔습니다. 2번째 박을 타자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오는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후부터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대박 심리가 뿌리 깊게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에벤엘 선교회에서 수고 하고 있는 이성숙 간사가 아들에 관해 이야기 하면서 귀여운 아들이 맛있는 음식이 나오거나 좋아하는 만화영화가 텔레비전에 나오면 “엄마 대박이야”라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는 다섯 살 밖에 안 되었고 대박의 의미는 잘 알지 못했지만 대박은 그 아이에게 있어 좋은 일이 있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누가 대박의 의미를 가르쳐 준 것도 아닌데 아마도 그 아이는 어른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학습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사회에서 대박이란 단어를 얼마나 자주 사용했으면 그 아이가 그런 말을 하게 되었을까요?
인생여정에서 누구든지 대박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박에 대한 기대가 크면 클수록 그만큼 실망이 클 수 있습니다.
최근 대박이 아니라 성실함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웠던 경주마가 대중매체에서 소개되었습니다. 2008년 경주마로 데뷔했던 챠밍걸은 410kg의 왜소한 체격으로, 2008년 1월 데뷔 이후 ‘3류’ 들이 겨루는 하급 레이스인 4군, 5군 경주에서 내리 연전연패를 거듭했었습니다. 챠밍걸이 거둔 최고 성적은 3등 8번이 고작이었으며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데뷔 이후 월 2회 꼴로 경주에 출전하는 등 다른 경주마들의 2~3배 가까운 경주를 소화했었습니다.
챠밍걸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말보다 빠른 회복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었습니다. 데뷔 이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경주에 빠지지 않는 성실함과 강한 체력으로 경마 팬들의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챠밍걸은 한국 경마 역사상 전무후무한 101전 101패를 기록한 뒤 제2의 삶을 위해 정든 서울경마공원을 떠났습니다.
챠밍걸의 마주는 “아직 경주마로 활동할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지만, 8세의 고령인데다 새로운 인생을 열어주기 위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승을 한 번도 못하고 은퇴한 경주마는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여 주로 짐을 끄는 말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경쟁으로 경주마로서의 삶도 고달프고 힘들었을 텐데 만일 노후에 짐을 끄는 말이 되었다면 챠밍걸은 더욱 쉼도 없는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짐을 끄는 말이 되었을지도 몰랐던 챠밍걸은 경주마로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전국의 여러 경주마 목장에서 씨암말로 데려가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주는 고민 끝에 최선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궁평목장에서 장애물경기 선수용 승용마로 데뷔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챠밍걸은 진작 사라졌어야 할 능력 없는 똥말이라는 혹평과 서민에게 희망을 주는 위대한 똥말이라는 찬사를 함께 받기도 했습니다.
우리 역시 모두가 1 등이 될 수는 없습니다. 비록 1 등이 되지 못할 지라도 성실함과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투지로 최선을 다할 때 1 등 이상의 진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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