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 (롬 12:16) -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날 에벤엘 선교회 소속 시각 장애우분들과 함께 남양주에 위치한 비금계곡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오전 10시에 총신대 정문에 도착하여, 하루를 섬길 귀한 각자의 파트너를 만나 인사를 하고 버스에 탑승하였다.
12시 목적지에 도착하여 예배를 드리고 점심 식사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황금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버스 안에서는 서로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들로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지만, 차창 밖으로 길게 줄지어 늘어선 차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 한편에서 일어나는 나도 모를 어떤 씁쓸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참이나 늦을 거 같아 차 안에서 감사 예배를 드렸다. 오후 3시 10분이 되어서야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1시간 30분 거리를 5시간 걸려 도착한 셈이다.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히려 이 시간은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점심을 먹은 후 솔잎 향기 가득한 오솔길을 따라 거닐며 함께 사진도 찍고, 또 계곡 물에 발을 담가 보기도 하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하나님을 찬양하기도 했다. 우리 정상인들이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지만, 이들은 1년, 2년. . .이 지나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으면 갈 수가 없다고 한다. 비록 짧은 하루였지만 모처럼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싱그러운 자연을 접하며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과 함께 나들이 하는 것이 처음이라 혹 실수라도 하여 이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직접 경험을 통하여 이와 같은 생각이 내 자신의 어리석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알게 되었다. 어찌 보면 이것은 내 속 깊이 숨어있는 ‘앞을 보지 못하니 여러 가지 불편한 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더 잘 해주어야지.’라는 동정과 연민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상처는 나 같은 정상인들이 장애인들에 대해 갖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이라고 한다. ~~~~~~~~~계속
이종석 안수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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