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 6:9) -
뉴질랜드에서살고 있던 나의 형님의 가족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형의 가족은 뉴질랜드 북 섬 오클랜드에 살고 있었는데 여름 휴가차 뉴질랜드 남 섬 크라이스트처치로 여행을 가려고 하다가 고국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남극 대륙에서 떨어져 나온 섬으로 이국적인 아름다운 분위기를 띤 섬이었지만 아버님도 만나 뵙기도 하고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형의 가족이 남대문시장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분비는 많은 사람들과 어린 조카의 몸이 부딪쳤다고 합니다. 조카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렸다고 합니다. 뉴질랜드는 인구도 적어 사람을 부딪칠 가능성도 적을 뿐더러 혹시 부딪치면 의식적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무표정한 표정에 어린 조카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친절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 친절이 먼저 내가 아니라 상대방이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행동의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친절에 인색한 것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히 있는 무뚝뚝한 성품도 있기도 하고 친절을 먼저 베풀면 아마도 손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일 친절을 먼저 베풀면 유익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친절한 행동에 적극적 일 것입니다.
한 교수의 친절로 거액 기부금을 받게 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의 친절은 기부금을 받기위해 친절을 베푼 것은 물론 아닙니다. 평소에 친절이 몸에 배어 행동한 것이 상상하지 않았던 대가가 따랐던 것입니다. 제임스 레이니는 에모리 대학의 캔들러 신학대학교수였으며 후에 총장을 역임하였습니다. 그는 1947-1950년까지 미군 정보장교로 서울에서 근무했으며, 1950년대 말에는 감리교 목사로서 연세대 교수를 역임을 했습니다. 또한 1977-1993년까지 에모리대학에서 총장을 역임하였으며, 1993-1997년 주한 미국대사로 한국에서 많은 활동을 하였습니다.
미국 대사를 지낸 제임스 레이니 교수는 미국 에모리대학교의 켄들러 신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에 건강을 위해서 걷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임스 레이니는 자택에서 학교 캠퍼스를 가려면 고급 주택지를 지나가게 되는데 거기에 벤치에 노인 한 사람이 늘 앉아 있었습니다. 레이니 박사는 바쁜 중에도 노인을 지나치지 않고 시간을 내어 노인과 같이 이야기를 해주고 그 노인을 모시고 집에 데려다 주고 정원의 잔디도 깎아주고 친한 벗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 친절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 친절 과거한국에서 선교사역을 했던 성품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월이 지나고 난 후에 아침에 지나가면서 보니까 노인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도 보니 없었습니다. 이상해서 물어 보니까 노인이 소천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장례식 날짜를 알아내고 장례식장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그 벤치에 앉아있던 노인에 대해서는 제임스 레이니 교수는 자세히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2년 동안을 서로 대화를 했는데도 그 노인은 자신의 신분을 가르쳐 줬기 때문입니다.
비로소 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노인은 코카콜라 회사 회장이었던 것입니다. 보통 부자가 아니었는데 혼자 외롭게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노인이 그 비서에게 유언장을 써서 레이너 박사에게 유언장을 주라고 했는데 그 유서를 펼쳐 보니 ‘당신은 2년 동안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나의 말벗이 되어준 친구였소. 나의 친구 레이니 고마웠소. 내가 당신에게 25억 달러 코카콜라 주식 5%를 유산으로 드립니다. 받아서 쓰십시오.’
25억 달라면 우리 한국 돈으로 2조 5천만 원 아닙니까? 현재 가치로 보면 그 이상의 유산이었습니다. 이 제임스 레이니 교수는 그 돈을 자기가 쓰지 않고 대학에 기부하여 노인의 유산을 값지게 사용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에모리대학교는 급성장하며 남부의 유명한 대학이 되었고 에모리대학은 16년 간 레이너 박사를 총장으로 모셨습니다. 에모리대학은 16년간 총장을 지낸 제임스 레이니의 이름을 따서 레이니 대학원(James T. Laney Graduate School) 이름을 명명하기도 했습니다.
친절에 대한 부메랑이어지만 그 대가는 천문학적인 유산이었습니다. 비록 작은 친절이었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것이었습니다. 심은 대로 거두었던 것입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