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스러운 것은 한국 교회 내에서 반성의 목소리들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운동이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일부 교회들이긴 하지만 몇몇 모범적인 중대형 교회들을 중심으로 교회 사회복지 실천에 활용될 수 있는 인적 자원, 재정적 자원, 조직과 제도 자원, 시설 자원이 형성되기 시작한 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1990년대 중반에 이르러 영등포의 도림교회, 신촌의 아현감리교회, 성북동의 덕수교회 같은 몇몇 교회들은 교회 자원을 토대로 교회 사회복지 실천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사랑의교회, 남서울은혜교회, 지구촌교회, 분당우리교회 등과 같은 대형 교회들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회 사회복지 실천이 이뤄지고 있다. 더욱이 ‘기독교 엑스포’ 행사를 통해서 한국 교회가 담당해야 할 다양한 교회 사회복지 실천의 사례와 모델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이상을 넘지 못했다. 한국 교회는 중대형 교회들이 교회 사회복지 실천에 기울인 노력과 열정에 비해 사회적으로는 대교회적 신뢰가 평가절하되는 기이한 현상을 접한다. 오히려 양적 성장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면피하는 도구라는 말을 듣고 있다. 이는 지나친 개 교회 중심의 교회 사회복지 실천 경쟁으로 인한 사회적 반감이 아닐까 싶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가 연합해 교회 사회복지 실천을 수행하는 아름다운 모델 제시가 시급하다.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는 활용 가능한 민간 복지 자원으로서의 요건을 모두 갖췄으면서도 지혜롭게 활동하지 못해 사회적 인정을 받는 데에 실패하고 말았다. 과거 한국 교회는 정부가 미처 소외 계층에 돌아볼 여유가 없을 때 교육, 의료, 장애인, 아동, 노인 및 사회개발의 범주에까지 복지사업을 발전시켰고 그로 인해 대사회적 신뢰가 높았었다.
주의 교회가 아닌 목사의 교회라는 인식이 팽배해진 오늘날의 한국 교회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나눔과 섬김의 교회 사회복지 실천을 목회적이며 선교적인 차원에서 아무 조건 없이 헌신적으로 수행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만약 그렇지 하지 못한다면 선교 초기 대중들과의 소통을 이루지 못해 약화된 전통 종교들과 같이 기독교도 외면 받을 것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말씀, 교회의 본질인 ‘복음 전도와 사회봉사’, 이 소중한 사명을 통합적으로 감당하는 한국 교회가 되길 소원한다.
- 이 준 우 교수(강남대 사회복지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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