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잠 4:6) -
시각장애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에벤엘미션 홈에는 다섯명의 시각장애인 형제들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 중 두 명의 형제는 선천적으로 실명하여 맹학교를 졸업했으며, 세 명의 형제는 중도에 실명을 했습니다.
제가 실명했을 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시각장애인 가운데 90%가 중도에 시각장애를 겪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장애는 특정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에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실명을 하는 경우 태어날 때부터 시각의 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어 심리적 갈등을 겪지 않지만 중도에 시각장애를 겪게 되면 전혀 경험하지 않은 환경에서 살아야하기 때문에 심각한 심리적 불안, 분노, 갈등을 겪게 됩니다.
에벤엘미션 홈에 맏형으로 이 형제가 생활하고 있는데 대학을 졸업하고 은행에서 근무를 하다가 베제트병으로 중도에 시력이 악화되어 직장에 다니는 것을 포기해야만 했습니다. 한 가닥의 실마리를 기대하여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시력은 더 이상 회복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직장을 잃고 실명에 직면했을 때 그의 마음은 절망 그 자체였었을 것입니다 부모님이 살고 있던 파주에서 수년 동안 살다가 지인의 소개로 충주에 있는 시각장애인 학교를 소개받아 뒤늦게 맹학교 고등부 과정에 편입하여 안마를 배웠습니다. 맹학교생활은 무척 낮선 생활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이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서로 아픔을 위로 받게 되어 시각장애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 형제는 성격도 차분하고 한자도 많이 아는 편이라 한의약과 관련된 과목을 배우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2년의 의료과정을 마치고 마사지샵에 취업하려고 애를 썼지만 취업은 되지 않았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7호선 이수역 근처에 마사지샵을 소개를 받았습니다. 그곳은 4평 남짓한 좁은 공간이었으나, 임대료 부담이 안돼서 안마를 배운다는 생각에 마사지샵을 시작했습니다. 손님에게 성실하게 마사지를 하다 보니 예상보다 많은 손님들이 이용하여 샵은 그럭저럭 운영은 되었다고 합니다.
작년 가을쯤 주일예배에서 찬송을 하면 숨이 찬 느낌이 들어 이상 증세를 느꼈지만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불편은 계속되어 폐를 눌러보니 아픈 느낌이 들어 직장 근처 의원에서 진료을 받았더니 이상한 증세가 발견되어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사 소견에 서울아산중앙병원에서 CT검사를 하였더니 폐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평소에 건강관리을 잘 하는 편이이어서 충격은 더욱 컸을 것입니다.
형제는 주치의에게 치료될 확률을 물어보았더니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 생존률은 20%나 30%”라고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의사의 진단에 따라 항암치료와 더불어 방사선치료를 받았는데 치료를 받을 때마다 적지 않은 부작용과 후유증이 생겨 계속해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갈등이 생겼다고 합니다.
밥맛은 없고 불안증세가 심해지자 신경질적인 행동을 빈번하게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평소에 음식에 조미료를 넣는 것을 싫어했는데 얼마나 밥맛이 없으면 조미료를 팍팍 넣어 달라고 했을까요?
기침은 계속되었고 밤에는 기침으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만일 기침이 계속되었다면 아마도 불면증으로 신경쇠약에 걸렸을 지도 모릅니다.
마사지샵 빌딩 위층에서 이비인후과를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는 의사를 지인의 소개를 받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는 것을 포기하고 비타민C 치료를 받기 시작 했습니다. 이비인후과의사는 그의 부인이 암에 걸렸을 때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받았는데 후유증으로 몸이 몹시 나빠지자 비타민C 치료로 그의 아내를 완쾌시킨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형제는 비타민C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나는 가능하면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여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비타민C 치료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의사에 처방에 따라 매주 1주일에 두 번 치료를 받았으며 일시적인 현상일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기침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2개월 후 CT검사를 했더니 폐가 눌린 부분은 펴졌고 암은 약간 줄어들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암을 치료하는 것은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완치될 때까지 방심해서는 안되고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잠언의 말씀대로 이 형제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고” 지금은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이 형제가 절체절명의 시간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전명훈 목사(에벤엘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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